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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17 영화 리뷰, 봉준호 SF 코미디

by 젊은 60대 김규옥 2025.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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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17 영화 리뷰: 봉준호 감독의 SF 블랙코미디, 그 심오한 메시지를 파헤치다

봉준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로버트 패틴슨, 나오미 아키, 스티븐 연 등 명배우들이 열연한 SF 블랙코미디 영화 <미키17>이 2025년 2월 28일 개봉하여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기생충>, <괴물>, <설국열차> 등 전작들을 통해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를 특유의 연출로 녹여냈던 봉준호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자본주의적 착취와 계급 의식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SF 장르에 담아내며 깊은 울림을 선사합니다.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미키7'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단순한 오락 영화를 넘어, 현대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동시에 인간 존재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수작입니다.

영화의 줄거리: 끝나지 않는 미키의 삶

2054년, 주인공 미키 반즈(로버트 패틴슨)는 친구 티모(스티븐 연)와 함께 마카롱 가게를 차렸지만 실패하고 빚에 시달리게 됩니다. 결국 사채업자들을 피해 지구를 떠나, 케네스 마샬(마크 러팔로) 부부가 주도하는 얼음 행성 '니플하임' 이주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됩니다. 특별한 기술이 없던 미키는 '익스펜더블(Expendable)'이라는 소모품 복제인간으로, 위험한 임무를 도맡아 수행하며 죽음과 재생을 반복하는 삶을 살게 됩니다.

익스펜더블, 소모품으로서의 인간

익스펜더블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존재로, 기업이나 국가의 이익을 위해 희생되는 현대 사회 노동자들의 모습을 연상시킵니다. 미키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반복되는 죽음 속에서 점차 자아를 잃어가는 듯하지만, 니플하임에서 만난 나샤(나오미 아키)를 통해 삶의 의미를 되찾으려 노력합니다.

니플하임, 희망과 절망이 공존하는 공간

니플하임은 인류의 새로운 보금자리라는 희망을 품고 개척된 행성이지만, 동시에 자원 고갈과 예측 불가능한 위험이 도사리는 절망적인 공간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이중성은 현대 사회가 직면한 환경 문제와 사회 불평등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복제인간과 윤리적 딜레마

<미키17>은 복제인간이라는 소재를 통해 인간의 존엄성과 윤리적 문제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미키는 끊임없이 복제되면서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고, 과연 자신을 인간으로 볼 수 있는지 고뇌합니다.

미키 17과 미키 18의 공존

크리퍼와의 조우 이후 미키 17이 기적적으로 살아 돌아오자, 미키 18이 새롭게 프린트되면서 '멀티플'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는 복제 기술이 발전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사회적 혼란을 예견하는 동시에, 인간 복제의 의미와 한계에 대한 깊은 고민을 요구합니다.

'멀티플'의 불법성

마샬은 '멀티플'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발견 시 영구 삭제하겠다는 엄격한 입장을 표명합니다. 이는 복제인간의 존재를 인간 사회의 질서를 위협하는 요소로 간주하는 시각을 반영하며, 복제 기술의 잠재적 위험성을 경고합니다.

크리퍼, 인간 중심적 사고에 대한 도전

영화 속 니플하임의 토착 생명체 '크리퍼'는 인간을 공격하는 존재로 묘사되지만, 사실 그들은 자신들의 영역을 침범한 인간에 맞서 싸우는 것일 뿐입니다. 봉준호 감독은 크리퍼를 통해 인간 중심적인 사고방식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냅니다.

크리퍼의 외형과 상징성

크루아상 빵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된 크리퍼는 겉모습과 달리 강아지나 돼지 같은 움직임을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친근함과 동시에 낯섦을 느끼게 합니다. 이는 인간이 타 생명체를 바라보는 이중적인 시선을 반영하는 동시에, 인간과 자연의 공존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크리퍼를 대하는 인간의 태도

인간들은 크리퍼를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며 무자비하게 공격하지만, 이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의 모습을 투영합니다. 봉준호 감독은 크리퍼를 통해 인간의 오만함과 폭력성을 고발하고, 생태계의 균형을 파괴하는 인간의 행태를 비판합니다.

<미키17>은 단순히 재미있는 SF 영화를 넘어, 인간의 존엄성, 윤리적 딜레마, 사회 불평등, 환경 문제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관객들에게 깊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작품입니다. 봉준호 감독 특유의 블랙코미디와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가 어우러져, 137분이라는 러닝타임 동안 지루할 틈 없이 몰입도를 높입니다. 로버트 패틴슨을 비롯한 배우들의 열연 또한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이 영화는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술 발전과 함께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더욱 깊어지는 현실을 반영하며, 우리에게 인간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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